대전 보문산을 찾았다면, 단풍과 꽃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바로 그 깊고 투박하면서도 따뜻한 맛, ‘보문산 반찬식당’의 보리밥과 호떡이다. 이곳은 단순한 식당을 넘어, 보문산의 정취를 그대로 담아낸 ‘시간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대전의 소중한 명소 중 하나다.
❀ 위치와 역사, 정겨운 이름의 이유
보문산 반찬식당은 대전 중구 대사동 보문산공원로 초입, 씨앗호떡이 줄지어 서 있는 그 길목 어귀에 자리하고 있다. 산책로를 오르기 전, 혹은 하산 후 가볍게 땀을 식히며 발길을 멈추게 되는 그 길목에서 반갑게 손님을 맞는 이 식당은, 수십 년 간 한자리를 지키며 보문산을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과 허기를 함께 채워왔다.
이름 그대로 ‘반찬식당’이라 불리는 이유는, 단출한 메뉴 속에 담긴 수많은 밑반찬의 종류와 손맛 때문이다. 메뉴는 단순하지만, 밥상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집밥이 그리운 여행자에게, 옛날 어머니 손맛이 그리운 어르신들에게 이 식당은 보문산의 또 하나의 명소다.
❀ 보리밥, 그 옛날의 정을 담은 한 상
보리밥은 이곳의 대표 메뉴다. 고슬고슬한 보리밥 한 공기 위에 각종 나물 반찬을 얹고, 양념장을 넣어 슥슥 비벼 먹는 그 맛. 투박한 그릇에 담긴 밥 한 그릇이지만, 맛은 담백하고 깊다. 오이무침, 고사리나물, 도라지, 숙주나물, 무생채, 그리고 직접 담근 된장까지. 하나하나 정성껏 무친 반찬이 상 위에 가지런히 놓인다. 제철마다 반찬은 조금씩 달라지지만, 언제나 공통적인 것은 ‘손맛’과 ‘정성’이다.
특히 이곳의 된장은 밥보다 더한 주인공이다. 시골 장독대에서 발효된 듯 깊고 구수한 향이 퍼지며, 밥 한 숟갈에 그저 된장만 살짝 얹어도 훌륭한 한 끼가 완성된다. 보문산의 공기, 산자락에서 바라보는 대전 시가지의 풍경, 그리고 이 밥 한 그릇.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몸도 마음도 편안해지는 경험을 선사한다.
❀ 명물 호떡, 기다림마저 설레게 만드는 추억의 간식
보리밥으로 허기를 채웠다면, 후식처럼 들러야 할 곳이 있다. 바로 반찬식당 입구에 붙어 있는 호떡 굽는 화덕 앞이다. 이 호떡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다. 보문산을 찾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 호떡 안 먹으면 보문산 안 간 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곳의 호떡은 두껍고 푸짐하다. 쫄깃한 밀가루 반죽 안에는 흑설탕과 씨앗이 가득 들어가 있고, 바삭하게 구워진 겉면은 기분 좋은 고소함을 더한다. 갓 구워 손에 쥐었을 때의 따스함과 향기는 보문산의 봄과 겨울을 막론하고 늘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특히 주말 오후 시간대에는 이 호떡 하나를 맛보기 위해 줄을 서는 광경이 흔하다. 하지만 그 기다림조차도 지루하지 않다. 서로 담소를 나누며, 오히려 그 호떡을 기다리는 순간까지도 추억이 된다.
❀ 한 끼 이상의 위로가 되는 공간
보문산 반찬식당은 단순히 밥을 파는 식당이 아니다. 그 안에는 계절이 담겨 있고, 세월이 스며 있으며, 무언가 잃어버렸던 우리의 ‘감성’이 숨어 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봄날에도, 단풍이 물드는 가을에도, 보문산을 찾는 이들에게 이 식당은 늘 그 자리에 있다. 간판은 낡았고, 실내도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정겨운 할머니 손길이 닿은 듯한 음식과 따뜻한 인사말은 다른 어느 고급 식당에서도 느낄 수 없는 특별함이다.
보문산의 맑은 공기와 함께 ‘진짜 집밥’의 위로를 받고 싶은 날, 반찬식당의 문을 열어보자. 그 안에는 보리밥 한 그릇에 담긴 기억, 호떡 하나에 담긴 추억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 위치: 대전시 중구 대사동 보문산공원로
📞 문의: 전화번호는 별도로 없음 (현장방문만 가능)
⏰ 운영시간: 대체로 오전 10시부터 재료 소진 시까지 (주말엔 일찍 가는 것이 좋음)
📝추천: 보리밥 정식 + 도토리묵 무침 + 고등어 구이 + 해물파전 + 호떡 한 입은 필수!
[Banchan Sikdang] Warmth in Every Bite – The Soul of Bomunsan Dining
Summary:
Hidden near the entrance of Bomunsan is a humble restaurant that serves soul-warming banchan (side dishes) and nostalgic barley rice that takes you back home.
Content:
If you hike through Bomunsan, it’s hard to miss the inviting aroma wafting from Banchan Sikdang, a small restaurant cherished by locals. With a wide variety of traditional side dishes, seasonal namul (herbs), kimchi, and soybean paste stew, every meal feels like a home-cooked memory.
Especially famous is their barley rice—served in generous bowls, mixed with savory namul and spicy gochujang sauce. The warm, hearty flavor after a refreshing mountain walk makes this a must-visit.
The restaurant's humble decor, friendly service, and authentic taste capture the essence of Korean comfort food. If you’re looking for something simple, affordable, and satisfying, this is where you should be.
Tags: #KoreanFood #Banchan #BarleyRice #DaejeonEats #LocalRestau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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