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 맛집, 전주집] 꽃길 걷고, 뜨끈한 시래기갈비탕 한 그릇

유성온천문화축제는 보기만 해도 힐링되는 곳입니다. 도심 속에서 피어난 형형색색의 꽃들, 그 사이로 세워진 목재 풍차와 조형물들이 하나의 작은 마을처럼 꾸며져 있어요. 사진을 찍고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바쁜 일상 속 잠깐의 휴식을 누리기에 딱 좋은 곳이었죠.

그런데 사람 마음이란 게 참 단순해서, 많이 걸으면 곧바로 배가 고파집니다. 꽃 향기 가득한 공기를 마시며 천천히 걸어다니다가 문득 고개를 돌렸더니, ‘전주집’이라는 큼직한 간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시래기갈비탕 전문점이었는데요, 국물 요리가 땡기던 차에 이보다 더 좋은 선택은 없겠더군요.

꽃길 끝에 있는 따뜻한 밥상, 전주집

가게는 유성온천역 근처 꽃전시회장과 아주 가까운 곳에 있어서 찾기 쉽습니다. 식당 외관은 소박했지만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느껴지는 건 딱 하나, "이 집, 오래된 맛집이다."

바닥엔 알루미늄 불판이 박혀 있고, 벽엔 메뉴판이 노랗게 큼직하게 붙어 있습니다. ‘돌솥밥 + 시래기갈비탕’ 세트가 기본 구성이고, 갈비찜이나 막국수 같은 보완 메뉴도 있더군요. 전 시래기갈비탕 세트를 시켰고, 곧이어 반찬들이 차례차례 깔렸습니다. 반찬은 샐러드바에서 직접 추가로 가져다가 실컷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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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진한 국물, 부드러운 갈비, 그리고 듬뿍 담긴 시래기

잠시 후, 뚝배기 속에서 보글보글 끓으며 등장한 시래기갈비탕. 겉보기엔 평범해 보여도 한 숟갈 떠보는 순간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국물은 진하면서도 텁텁하지 않고, 기름이 둥둥 뜨지 않아 담백했어요.

갈비는 수저로 툭 치면 뚝 떨어질 정도로 부드럽고 푹 익어 있었고,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시래기 양. 그냥 곁들인 정도가 아니라, 국물의 주역이라 해도 될 만큼 듬뿍 들어 있었습니다. 질기지도 않고, 질퍽하지도 않게 아주 잘 삶아져 있었어요.

함께 나온 반찬들도 정갈했습니다. 도토리묵, 숙주나물, 겉절이, 무김치, 상큼한 샐러드까지 기본을 충실히 갖춘 상차림. 그리고 놓칠 수 없는 돌솥밥. 누룽지를 따로 만들어 먹을 수 있게 솥뚜껑과 주전자도 챙겨주셔서 마지막까지 든든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시래기, 그냥 ‘건강식’이 아니더라고요

음식을 먹으며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래기, 이렇게 많이 먹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듬뿍 담겨 있었거든요. 궁금해서 찾아보니, 시래기는 단순한 나물 이상의 식재료더군요.

•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 건강에 좋고,
• 칼슘, 철분, 비타민 A와 C가 많아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줍니다.
• 특히 베타카로틴이 풍부해서 항산화 작용도 뛰어나고요.
• 예로부터 속을 따뜻하게 하고 해독 작용이 있다고 전해져 겨울철 감기나 체력 회복에도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단순히 맛있는 걸 넘어서, 몸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어요. 뭔가 한 그릇 먹고 나서 ‘아, 잘 먹었다’ 하는 그 묵직한 만족감 있잖아요. 그런 밥상이었습니다.

가격도 착한데, 맛은 진심

메뉴판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시래기갈비탕 + 돌솥밥이 16,000원입니다. 요즘 이 정도 퀄리티에 이 가격이면 정말 감사한 수준이죠. 게다가 밥이 돌솥이라 일반 공기밥보다 훨씬 고소하고 따뜻하게 오래 유지돼요. 무채김치와 함께 돌솥 누룽지를 말아 마무리하면 배도 든든, 속도 따뜻.

식당 분위기도 시끌벅적하지 않고, 손님 연령대가 다양해서 혼밥도 부담 없는 분위기였습니다. 직원분들도 분주하지만 친절하셨고, 무엇보다 음식이 빠르게 나와서 축제 일정 중 식사하기에 딱 좋았어요.

유성 나들이, 이렇게 마무리하니 완벽했죠

꽃 전시회장에서 봄의 색을 눈으로 담고, 족욕 체험장에서 피로를 씻은 뒤, 따뜻한 시래기갈비탕으로 속을 채운 하루. 유성에서 보낸 이 하루는 진짜 오감이 다 만족한 날이었습니다.

전주집의 시래기갈비탕은 단순한 한 끼가 아니라, 유성 축제의 마무리를 든든하게 책임져 준 기분 좋은 한 끼였어요. 여행지에서 의외로 ‘맛있는 밥’ 한 끼가 전체 경험의 만족도를 바꾸잖아요. 여기가 그랬습니다.

한 줄 요약

꽃 보고, 맨발걷기하고, 족욕하고, 시래기갈비탕으로 마무리하면 유성 나들이는 완성됩니다.

📍 위치 정보

전주집 유성점
대전광역시 유성구 온천로 (유성온천역 도보 3분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