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 가득한 골목, 시장의 첫인상과 매력
봄이 찾아온 대전 원동 중앙시장. 분주한 발걸음과 어우러진 따스한 햇살이 시장 골목을 물들이고 있다. 거리에는 형형색색 꽃들이 진열되어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한다. 튤립, 팬지, 데이지… 작은 화분 속 봄의 사자들이 고객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시장 입구부터 뿜어져 나오는 생동감은 바쁘게 지나온 일상 속 숨통을 틔워준다.
물씬한 봄기운과 사람 사는 정이 가득한 곳. 바로 대전 중앙시장이다. 나는 오늘 오후 설렘을 가득 안고 시장을 찾았다. 익숙한 골목, 정겨운 인사, 봄바람에 살랑이는 시장 입구의 천막들이 오늘따라 더 따스하게 느껴졌다.
대전 중앙전통시장 ⓒ click your dream
중앙시장은 대전 동구 원동 대전역 인근에 위치한 전통시장으로, 오랜 시간 동안 대전 시민들의 삶을 지탱해 온 곳이다. 이곳은 단순한 장보기가 아닌, 정과 온기를 나누는 특별한 공간이다. 골목골목을 걸을수록,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흥정 소리에 자연스레 발걸음이 경쾌해진다. 봄의 문턱에서 더욱 생기가 넘치는 시장은 보는 이의 마음마저 환하게 만든다.
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사로잡은 건 화사하게 피어 있는 꽃들이었다. 작은 화분 속 팬지, 데이지, 비올라들이 다정하게 인사를 건넸다. 한편에는 화훼상회가 봄꽃으로 장식된 공간을 만들어 놓았는데, 지나가던 사람들이 “와, 예쁘다” 하며 감탄을 자아냈다. 꽃향기에 취해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향긋한 딸기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빨갛고 탐스러운 딸기들이 정성껏 진열돼 있고, 아주머니는 “오늘 새벽에 딴 거야, 달고 맛있어~” 하며 웃으며 권한다.
시장 안쪽으로 들어서면 분식 골목이 펼쳐진다. 언제나 인기 많은 떡볶이, 오뎅, 튀김 냄새가 진동을 한다. 분식집 앞에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어르신들까지 줄을 서 있다. 따뜻한 어묵 국물 한 모금에 마음이 녹고, 매콤 달콤한 떡볶이에 하루 피로가 사르르 녹아내린다. 골목 가장자리에 있는 부침개 집에서는 부추전, 김치전, 감자전이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그 소리에 이끌려 한 접시 받아 들고는 시장 벤치에 앉아 봄볕을 즐기며 한입 한입 음미했다.
대전 중앙전통시장 ⓒ click your dream
중앙시장의 진짜 매력은 싱싱한 채소와 생선들이 즐비하게 진열된 구역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윤기 흐르는 상추, 아삭해 보이는 열무, 초록빛 봄동까지, 신선함이 느껴진다. 채소 앞에서 주부들은 “이거 삼겹살이랑 먹으면 끝이야~”라며 추천도 주고받는다. 생선 코너에서는 은빛 멸치부터 싱싱한 조기, 살아 움직이는 낙지까지 볼거리가 가득하다.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의 대화 속에 신뢰와 따뜻함이 묻어난다. “좀 더 드릴게요~”라는 말이 어찌나 따뜻하게 느껴지던지.
시장에는 늘 볼 수 있는 단골 얼굴들도 있다. 과일 가게 사장님은 “딸기 많이 팔았어요, 봄이라 그런지 다들 달달한 걸 찾네요”라고 말씀하셨고, 한 쪽에서는 마카롱과 수제 과자 등을 파는 젊은 청년들이 “시장도 변하고 있어요”라며 활기찬 모습으로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대전 중앙전통시장 입구, 푸짐하고 저렴한 딸기 ⓒ click your dream
시장 곳곳에는 사람을 위한 쉼터도 있다. 벤치에 앉아 분식이나 과일을 나눠 먹는 가족, 친구들, 연인들. 이야기를 나누며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행복을 마주한다. 어떤 분은 “여기 오면 기분이 좋아진다”며 웃었다. 정겨운 사람들 속에서 걷다 보면, 어깨가 저절로 펴지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대전 중앙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를 넘어, 삶의 활기를 되찾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 공간이다. 그 안엔 사람들의 소소한 행복과 이웃 간의 정이 스며있다. 나 역시 시장을 다녀오며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시장에서 산 야채로 반찬을 해 먹으며 다시 한번 오늘의 따뜻했던 기억을 되새겼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지만 계절마다, 발걸음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선사하는 대전 중앙시장. 이번 봄, 당신도 잠시 들러 사람 냄새나는 따뜻한 하루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
딸기와 오뎅, 먹거리 천국
시장 골목을 따라 들어서면 딸기 상점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빨갛게 익은 딸기들은 유난히 윤기가 나고 달콤한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새콤달콤한 딸기를 맛본 고객들은 감탄을 연발하고, 일부는 가족을 위해 한 박스를 통째로 구매해 간다.. 그 옆 떡볶이와 어묵 가게 앞에는 아이들과 손을 잡고 나온 엄마들, 근처 직장인들이 줄을 서 있다. 따끈한 국물과 달달하고 매콤한 떡볶이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간식이다.
대전 중앙전통시장 ⓒ click your dream
싱싱한 야채와 생선, 건강한 식탁의 출발점
중앙시장은 먹거리뿐 아니라 신선한 식재료로도 유명하다. 각종 나물과 봄채소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채소 가게는 건강한 밥상을 준비하려는 손님들로 북적인다. 시장 상인들은 손수 키운 채소라며 싱싱함을 자랑하고, 지나가던 사람들에게도 아낌없이 시식 기회를 준다. 생선가게 쪽으로 가면 갓 잡아온 듯한 광어, 갈치, 고등어가 줄지어 놓여 있고, 손질도 해준다며 손님들을 반긴다.
부침개 냄새에 발길 멈춰… 시장의 매력
전 부치는 냄새가 발걸음을 사로잡는 전집에서는 김치전, 해물파전, 깻잎전, 동태 전 등이 구수한 소리와 함께 익어가고 있다. 시장 특유의 소박한 풍경과 맛이 전해져 오며, 마치 오래된 단골집을 찾은 듯한 친근함이 느껴진다. 시장을 찾은 어르신들은 한 손엔 뜨끈한 어묵 국물을 들고, 다른 손으로 방금 부쳐낸 부침개를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대전 중앙전통시장 ⓒ click your dream
사람 냄새나는 시장, 삶의 쉼표가 되다
시장에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 그 이상의 온기가 있다. 상인과 손님의 짧지만 정겨운 인사, 웃음 띤 얼굴, 지나가는 이에게 나누는 사탕 한 알, 서비스로 더 얹어주는 나물 한 줌은 시장만의 정이다. 젊은 부부, 어르신, 유모차를 끄는 부모들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곳이 여전히 살아있는 삶의 터전임을 증명한다.
시장을 걷다 보면 어느새 활기를 얻는다
사실 처음엔 ‘잠깐 들렀다 가야지’ 생각하며 찾은 곳이었다. 하지만 시장 구석구석을 걷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손으로 만지고, 입으로 맛보는 다섯 가지 감각, 오감이 모두 살아나는 이곳은 단순한 공간이 아닌 체험의 장이다. 어느새 내 손에도 한 봉지 가득한 장바구니가 들려 있고, 마음 속에도 따뜻한 무언가가 채워져 있다.
대전 중앙전통시장 ⓒ click your dream
새 봄, 새로운 일상으로 이끄는 작은 계기
대전 원동 중앙시장은 오늘도 그렇게 생기를 품고 살아 숨 쉬고 있다. 봄이라는 계절과 어우러진 시장은 지친 도시인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소중한 공간이다. 꽃과 딸기, 부침개와 따뜻한 인심, 그리고 사람 사는 냄새가 어우러진 이곳에서 우리는 다시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
📍 대전 중앙시장 위치
- 주소: 대전광역시 동구 중앙로 200번길 82
- 주차: 공영주차장 다수 운영
- 운영시간: 상점별 상이하나 대부분 오전 9시~오후 8시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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